나는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고 미리 밝힌다. 스타워즈 플래그십 넘버링 작품만 정주행해 온 터라 만달로리안 이야기는 처음 접했다.
스타워즈 하면 떠오르는 건 제다이와 광선검이다. 콰옹콰옹하는 효과음과 경박하게 날아가는 레이저쇼는 여전히 이 세계의 백미다.
영화를 통해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를 접하자, 기존의 스타워즈 시퀀스와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측컨대 드라마 역시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 느꼈다.
만약 일당백의 기량으로 펼쳐지는 광선검 쇼와 압도적인 포스 액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먼치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교적 투박하고 평범한 인물들이 중심을 이룬다.
제다이도 광선검도 등장하지 않는다. 스타워즈가 떠올리던 주된 인물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새로운 인물들이 자리를 잡았다.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기존 스타워즈에서 벗어난 외전 느낌이 강하다. 설정상 제다이는 극히 드문 자들이고 그들만이 광선검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주인공 만달로리안은 제다이가 아니기에 2시간 동안 펼쳐지는 액션은 기존의 스타워즈 전투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나루토의 수리검, 원피스의 총탄처럼 스타워즈의 광선총은 이제껏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는 물건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투박하게도 총칼로 때리고 부순다.
물론 이런 재래식 도구를 활용한 액션은 충분히 멋있었다. 파괴적이고 호쾌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바랬던 것은 수려하고 압도적인 포스의 향연인데 영화가 다소 인간미를 많이 드러낸다는 점이었다. 멀찍이 보면 람보와 제이슨 스타덤이 깽판 치는 영화 익스펜더블과 별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스타워즈 영화의 진입 허들이 낮아진 만큼 이야기는 굉장히 평면적이다. 대규모 진영 간의 대립이 아니기에 스케일은 작다.
게임으로 치면 만달로니안 이야기는 메인 퀘스트라기보단 서브 퀘스트에 가깝다. 소속감도 잘 느껴지지 않고 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 뻔한 이야기 속에 변주를 줄 수 있는 그로구의 비중이 낮게 설정된 것이 크게 아쉽다. 현상금 사냥꾼 듀오라고 불리지만 만달로리안이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로구는 씬스틸러에 가깝다.
이로 인해 약간의 SF를 가미한 흔한 블록버스터로 오해될 여지가 크다. 몇몇 설정을 빼면 스타워즈라는 이름을 떼어낸다면 감쪽같이 일반 영화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나에게 아직 그리울 만큼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작품은 아니다....